작품소개
과거의 상처 때문에 사랑이 두려운 여자 희진.
그녀의 옆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인태.
친구와 연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이 주변과 뒤엉키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가는 잔잔한 러브 스토리.
***
“인태야, 자꾸 이러면 나 너 못 봐.”
이렇게까지 얘기하면 물러서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 희진의 오산이었다. 잠시 주춤거리는 것 같았지만, 이런 대답마저도 예상했다는 듯 더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희진을 내려다보았다.
“네가 아무리 나를 밀어내고 도망쳐도 난 너를 쫓아갈 거야. 평생 네 뒷모습만 보게 된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더 이상 좋아해도 좋아한단 말 한마디 못 하고 속앓이만 하는 겁쟁이로는 살지 않을 거라고.”
인태는 자신의 말을 확인이라도 시키겠다는 듯 희진을 다시 품에 안았다. 옥죄듯 안아오는 힘에 희진은 이번에도 부동자세로 서 있을 뿐이었다.
“싫으면 도망쳐. 밀어내. 그래도 난 네게서 멀어지지 않을 거니까. 두고 봐.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그래서 그만큼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억지 부리지 마.”
“억지라고 우겨도 상관없어……. 나 지금 완전 떨고 있는 거 알아? 네가 꺼지라고 할까 봐 엄청 쫄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