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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8.07.31 약 21.5만자 4,000원

  • 완결 2권

    2018.07.31 약 23만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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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주홍람, 서른여덟 살에 말기폐암 환자가 됐다.

시한부가 됐어도 큰 미련이나 유감도 없는 시시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건 병이 아닌 매일 출퇴근길에 지나치던 옹벽이었다!


“어이쿠, 늦어버렸네.”

무너진 옹벽에 깔려 죽어가던 홍람의 앞에 그런 말을 하며 나타난 존재.

“내 현손을 구해준 보답을 하려고 했는데 공교롭게 됐어. 늙으면 이래서 문제라니까.”

그것은 기이하도록 아름다운 산호색의 ‘도마뱀’이었다.

한 마리의 도마뱀을 구해준 보답으로 홍람은 목전의 죽음에서 달아나 그녀가 열아홉 살인 세계에서 깨어난다.

그런데 이 세계, 월드컵이 2003년에 열리는 것부터 이상하더니 뭔가 전과 아주 같지는 않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홍람이 당장 고3 수험생이란 사실. 그녀는 열심히 공부해서 제대로 된 인생을 살겠다는 의욕으로 불타오른다. 하지만 열아홉 살 그녀의 처지는 평범하게 공부만 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큰아버지 집에서 나와 먹고 살 길을 찾는 한편으로, 학교에선 공부하랴, 똑똑한 반장과 친해지랴, 눈이 핑핑 돌아가게 분주하다. 그런 마당에 그녀를 볼 때마다 으르렁대는 빨간 머리 양아치에게도 자꾸 눈이 가서 큰일이다.

이신우, 홍람의 반 반장이자 전교1등을 도맡아 하는 초엘리트.

강우신, 전생엔 일면식도 없었던 자타공인 학교의 문제아.

슬그머니 홍람의 삶에 얽혀들다 어느덧 공부마저 뒷전으로 밀리게 한 서로 다른 듯, 사연 많은 건 막상막하인 두 남자사람친구.

급기야 우정을 넘어 그녀의 삶마저 걸고 붙잡아야 할 위태로운 과업이 되어 버렸지만, 이 또한 괜찮다!

하나를 내주고 둘을 얻는다면 그야말로 남는 장사잖아?

그녀에게 두 번째 후회는 찾아오지 않으리라.



[미리보기]


“아, 신우야, 여기!”

뒤돌아보며 따끔히 한마디 해주려던 홍람의 시야에 문득 이쪽을 보고 서 있는 신우의 모습이 들어와 홍람은 손을 흔들며 불렀다. 그러나 들었다는 반응도 없이 그저 물끄러미 보고만 서 있는 신우의 모습에 홍람은 퍼뜩 아까부터 쓰고 있던 묵직한 모자가 떠올라 부르르 머리를 흔들어 떨쳐 냈다.
그 김에 빨간 머리를 올려다보았다가,

“뭐야, 너 왜 그러고 인상 쓰고 있어?”

깜짝 놀라 표정 좀 좋게 하라고 야단쳤다. 우신은 그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잔뜩 찌푸려진 미간에 어울리는 불온한 어조로 “너 쟤랑 무슨 사이야?” 하고 중얼거렸다. 쟤라면 역시 신우? 홍람은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사이긴. 신우, 우리 반 반장이야.”
“같은 반이었어?”
“응, 같은 반. 그러는 너야말로 신우 알아? 아, 모르는 게 간첩인가?”

언젠가 신우에게도 말했다시피 두 아이는 의미는 달라도 유명인이긴 매한가지다. 일단 납득하고 올려다본 얼굴이 여전히 험악해서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의미로 아는 사이가 아닌가?’

얼른 생각해 봐선 전혀 짐작도 안 되는 연결 고리에 홍람은 새삼 갸우뚱하며 신우가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아까까지 꼼짝 않고 서 있던 소년은 걸음을 옮겨 그들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다소 경직된 느낌의 사늘한 눈으로 홍람 뒤에 서 있는 우신을 일별한 신우가 홍람에게 말을 걸었다.

“오래 기다렸지? 최대한 빨리 온다고는 왔는데.”
“괜찮아, 단어장 보고 있었어. 그러다 얘도 오고.”

홍람이 올려다보는 눈길로 가리킨 쪽을 신우는 구태여 다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우신 또한 신우가 아닌 다른 곳에 찌뿌듯한 시선을 던져서 눈빛조차 나누려 하지 않는다. 이쯤 되니 홍람 안에서 눈치 회로가 슬금슬금 작동했다.

“둘이 알아?”
“아니.”
“전혀.”


문은숙(Nana23)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게임하는 것을 즐기는 몽상가.
망망대해에서 낚싯줄 드리우고 글을 낚는 한량.
본인은 호화유람선 선장이라고 우기지만 유령선에 가까움.

·출간작: 『킨』 『아다마스』 『기담 사미인』 『기담 야행유녀』 『기담 귀소』 『스캔들러스』 『동행』 『선인장』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루비라이크』 『일루전』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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