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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권

    2015.09.22 약 17.8만자 4,000원

  • 완결 2권

    2015.09.22 약 19.9만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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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나를 사랑하라고는 하지 않겠어.”
그가 모든 것을 내던졌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 때문에.
“내 옆에 있기만 해. 유재이.”
유재이. 오래간만에 듣는 이름이었다.
전신을 타고 소름이 내달렸다. 그녀는 기뻤다. 너무 기뻐서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고마워. 나를 사랑해 줘서.”
그의 눈이 흔들렸다. 나는 웃는 얼굴로 나직이 덧붙였다.
“내가 이렇게 완벽한 복수를 하게 해 줘서.”











- 본문 중에서 -

“그저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창일 뿐이에요.”
수십 개의 마이크가 판옵티콘처럼 그녀를 둘러쌌다. 여기저기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현기증이 날 만큼 날카롭게 쏟아지는 빛의 세례에도 그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는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가장 빛나는 여자였다.
“아신 그룹의 주 이사님과는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그녀가 담담하게 선언했을 때였다. 기자 회견장의 문이 벌컥 열렸다.
“우리가 왜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는 전력을 다해서 뛰어왔는지 지쳐 보였다. 숨을 헐떡인 그가 갑갑한 듯 미간을 찡그리고서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수백 개의 카메라가 한순간에 그에게로 돌아갔다.
당연했다. 그는 재계 서열 3위인 아신 그룹 주경원 회장의 유일한 아들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한낱 여배우보다 아신의 황태자에게 몰려 있었다.
그야말로 대특종. 기자들은 무아지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기자 회견석에 앉은 채로 그녀는 태연하게 반문했다.
“그러면 대단한 사이라고 말할까요?”
“우리 잤잖아. 그럼 아무 사이가 아닌 건 아니지 않나?”
그가 비죽이 웃었다. 사방에서 헛숨이 터져 나왔다. 방송사의 로고를 단 대형 TV 카메라들이 그를 타깃으로 초점을 맞췄다. 최첨단 촬영 장비들이 서슬 퍼렇게 그를 향해 아가리를 드러냈다.
어지간한 배우들도 기가 죽을 상황에서, 그는 배우도 아니면서 당당했다.
물론 얼굴이야 어지간한 배우들도 명함을 못 내밀게 생기긴 했다. 몇 년을 연예계에서 구른 그녀였지만 그보다 잘생긴 남자는 본 적 없었다.
그날도 느꼈지만, 여전히 잘난 외모였다.
그녀는 그를 물끄러미 건너다보았다.
그는 지금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걸까? 이 자리에는 수백 명의 이목과 카메라가 몰려 있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는 정녕 모르는 걸까?
아니. 모를 리 없다. 그처럼 똑똑한 남자가 모를 리 없다. 알면서 온 거다. 이 일이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것임을 알면서도, 기자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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