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처음 사랑한 것을 닮아서 사랑한다면, 그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
‘그러니 지금이라도 너를 지워버리려 한다.’
연성의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울렸다. 호료는 연신 기침을 했다. 멈출 수가 없었다. 눈물이 줄줄 흘렀다. 눈이 매워서만은 아니었다. 버림받았다. 호료는 눈물을 훔쳤다. 피부가 녹아내릴 것 같은 열기, 호료를 사냥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웅성거림, 그런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문제였다. 연성이 호료를 버렸다. 그 사실만이 호료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호료는 연성을 사랑했지만, 연성은 호료를 사랑하지 않았다. 호료는 한 번도 자신이 가짜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인정해야만 했다. 연성에게는 진짜 사랑이 다른 사람이었기에 호료를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