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봄.
춥고 길었던 겨울의 차디찬 바람이 자취를 감추고
따뜻한 온기를 담은 계절의 숨결이 가득해지는, 봄.
거리의 사람들이 두툼하고 무거웠던 외투를 벗어 던지고
한결 가벼운 복장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봄.
바야흐로 온 세상이 화사한 꽃잎으로 뒤덮이기 시작하는 계절, 봄.
봄기운이 만연해진 어느 날, 봄은 그와 재회했다.
“우리, 낯이 익네.”
철천지원수나 다름없는 옛 친구의 결혼식에서
15년 만에 만난 첫사랑은 어쩐지 너무도 다정하다.
“갈까, 약혼녀 씨.”
봄을‘ 약혼녀’로 칭하는 것을 시작으로,
“손, 이마, 입술.
난 늦은 만큼 바로 3단계부터 시작했으면 하는데.”
연애의 단계를 뛰어넘자고 주장하는 그.
그런 첫사랑에게 그녀는 화답했다.
“3단계도…… 생각보다 느린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사랑으로 물드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