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랑 사귀자고요.”
“하아, 내가 드라마 대사를 할 줄이야. 잘 들어.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잖아. 너랑 사귀면 나 쇠고랑 차야 해.”
“그럼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사귀어 줄 거예요?”
“일단 멋진 남자가 되어야겠지. 나를 사로잡을 수 있는 멋진 남자. 그렇게 되면 생각해 볼게.”
“기다려요. 반드시 멋진 남자가 되어서 당신 앞에 나타날 테니까.”
그런데 당신은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
십 년 만에 첫사랑을 다시 만난 곳은 시장 한복판의 김밥 가판대.
빚쟁이들과 구경꾼들이 몰린 사이에 그녀가 있었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멍하니 김밥들을 보던 윤지는 누군가 앞에 선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어서 오세요. 김밥 드릴까요?”
“오랜만이네요. 선생님.”
윤지의 눈앞에 실습이 거의 끝날 무렵 집 앞으로 찾아왔던 한 남학생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