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내가 소문을 무서워할 사람으로 보이나 본데, 어떡하지? 실망을 시켜야 할 것 같군. 내가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은 정아윤 너야, 다른 여자가 아니고.”
동생의 죽음 후 삶의 의미를 잃은 아윤은 모든 것을 놓아버리려 했지만, 그 순간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 태진. 그와의 뜨거운 하룻밤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지만 그들 앞에 강요된 이별이 찾아오는데…….
“처음 보는 사람처럼 너무 빤히 보는군.”
그의 말이 맞았다. 그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만큼은 가까이 다가갈 수도, 시선을 마주칠 수도 없는 어려운 사람이었다.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다 못해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것 같았다.
“맞아요. 처음 보는 사람 같아요.”
“서운한데?”
“지금 장난칠 기분 아닌데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른쪽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더니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 것도 아닌 청혼을, 내가 장난으로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