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근육에 응축된 파워가 폭발하고, 블록을 박찬 스파이크에서 투혼이 튀어 오른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진공의 공간이 마치 느린 화면처럼 시야를 비껴갔다. 거의 70m에 이르는 거리를 무아지경으로 질주한 뒤에야 비로소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만치 하얀 결승선 테이프가 빠르게 시야로 빨려 들어오고 있었다. 9초 50! 100m 세계 신기록이었다. 대한민국이 배출한 초음속의 사나이 조봉창! 세상은 그를 황제라고 부르기를 서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