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독문학자이자 시인 세계릴케학회 정회원으로서
왕성한 번역 활동을 하는 고려대학교 독문학과 김재혁 교수가
오 년에 걸쳐 혼신의 힘을 다해 이뤄낸 연구 성과가 바로
펭귄클래식 판 파우스트 13이다.
김 교수는 ‘낯선 언어를 통한 새로운 세계의 창조가 바로 번역’이라는
생각으로 문학 작품의 번역도 하나의 예술 행위이며 번역 문학도
하나의 작품 행위로서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미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는
차원에서 종래의 번역본들과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사으로
이 작품의 번역에 착수했다.
언어와 문화가 갖는 상이성에 대한 분명한 의식을 바탕으로 원작에서
구사한 효과가 번역 작품에서도 독자에게 전해지도록 하는 것을 중심
목표로 삼고 이 책이 궁극적으로는 동시대인들에 대한 봉사가 되도록 했다.
파우스트 번역에서 중점을 둔 것은
첫째 작품 전체의 형식적 틀로서의 드라마를 드라마답게 하는 것
둘째 괴테의 입김을 생생하게 시인의 입김으로 되살리는 일이었다.
작품 내 여러 요소들이 하나의 심포니처럼 큰 강물을 이루도록 하기 위해
전체를 보는 눈과 세세한 사항을 놓치지 않는 세밀한 눈까지 구비하였다.
드라마이자 운문인 파우스트의 행과 행 사이의 시적 긴장에 대한
주의 깊은 성찰로 원문의 긴장감이 한 행마다 한 단위로서 살아남게 하였고
드라마 전체의 극적인 긴장감은 물론 주인공들의
대화 하나하나의 긴장감 또한 살려냈다.
뿐만 아니라 괴테가 작품을 쓰며 운을 맞추고 리듬을 맞추기 위해 썼던 고민에
값하는 노력을 우리말로 리듬을 살리고 언어를 정갈하게 만드는 데 쏟았다.
독일어로 운과 리듬의 수를 세면서 괴테가 글을 썼다면
이 효과가 비슷한 정도로 우리말로 재생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