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더럽게 발랄한 세 놈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현의 고군분투.
“내가 확인할 게 있어서 그래. 네 도움이 필요해.”
“뭐, 도움이 된다면 도와야지. 뭔데?”
“그게……. 에잇, 너 눈 좀 감아봐.”
“뭐, 뭐야? 왜?”
“부탁한다.”
태규의 불안한 목소리에 덩달아 불안해진 우현은 망설였지만 곧 눈을 감았다. 하지만 턱을 감싸오는 커다란 손의 감촉에 눈을 번쩍 떴다. 태규의 얼굴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치면서 손이 파르르 떨렸다. 손을 들어 태규의 얼굴을 밀어내려 했으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코앞까지 다가온 태규의 얼굴에 결국 눈을 감아버렸다.
태규의 입술이 우현의 입술에 와 닿았다.
우현의 질끈 감은 눈을 보면서 태규의 눈도 스르르 감겼다. 사내자식 입술이 왜 이렇게 부드러운지, 갑자기 그 맛이 미칠 듯이 궁금해졌다. 성기가 언제 욕실에서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라, 평소 그래왔듯이 쪽 소리와 함께 입술을 떼어내야 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홀린 듯이 태규의 입술이 열리고 혀가 우현의 입술을 쓸었다. 우현의 향기와 함께 말캉한 입술에 달콤한 맛이 태규의 이성을 앗아갔다. 우현의 입술을 사탕 핥듯이 날름거리다 입술을 한 입에 물고 빨아대기 시작했다.
욕실 문이 살짝 열리고 성기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입을 막고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귓속으로 파고드는 성기의 억누른 웃음소리에, 몽롱해져가는 정신의 끝자락을 겨우 부여잡은 우현이 손바닥으로 태규의 가슴을 밀며 말을 꺼냈다.
“그, 그마…….”
살짝 벌어진 우현의 입술을 비집고 태규의 혀가 밀고 들어왔다. 거침없이 우현의 입안을 탐색하는 능숙한 움직임에, 우현의 정신은 또다시 머나먼 곳으로 떠나버렸다.
태규도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늘 뭉쳐 다녔기에 늘 주변에 머물던 냄새였던 우현의 향기가 이런 감촉과 맛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태규의 혀끝에 닿는 매끈하고 보드라운 것들이 참을 수 없이 달콤해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오직 좀 더 깊이, 좀 더 오래 느끼고 싶다는 욕구 외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