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이다. 아니, 어쩌면 온전히 온밤을 다 새울 수도 있는 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매화꽃이 온통 비되어 떨어져 천지를 새하얀 설국으로 만든 그 밤의 일이니. 또한 의려(意慮)하고 편련(片戀)으로 사모하고, 그로인해 죽어가던 한 여인의 짧고도 길었던 삶을 이야기 하려 하는 일일지니. 내뻗은 가지마다 굽이굽이 이야기를 품은 수백 년 매화목들이 가득 피어 올렸던 연분홍 꽃잎이 하나도 남김없이 떨어져 설운 피를 가렸던 그 밤의 일일지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