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남자와 여자. 짝이 딱 맞네.” 분명 소름이 끼칠 듯 차가웠던 그 목소리. 이 목소리의 주인을 기억한다. 정신을 잃기 전 소름 끼칠 듯 노이즈를 닮았던 목소리. [치직―] 그 목소리의 주인이 걸을 때마다, 삐걱 거리는 장화소리와 함께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물방울 소리를 퍼트리며 걸어간다. [똑… 또옥―] 혹시나 라고 생각 하지만, 역시 내 기억엔 물컹한 물체를 찔러서 물방울이 흐르는 소리를 낼 수 있는 건, 그와 동시에 사람의 신음 소리가 하나 멈추고, 남자와 여자의 수가 딱 맞다고 하는 건… 단 하나 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눈이 안 보이는 지금. 내 두 발과 손이 묶인 지금. 지금 내 앞에선 분명. [살인]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