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기는커녕, 패지만 않으면 다행인 그녀는 현재 절절한 짝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서오세요. ‘사자와 빗자루’입니다.”
바로 연노란색 마리사 꽃을 닮은 소심한 찻집 주인을 상대로.
* * *
‘안정이 필요해.’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 하나의 얼굴이 있었다. 북실북실한 밀 빛 머리칼에 온화한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눈동자, 화사한 미소와 나직한 목소리. 생각만 해도 아늑함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 그 사람의 공간에서는 기사나 백작의 딸이 아닌, 차를 마시러 온 손님 벨린다로 온전히 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