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모두가 선망하는 인기 배우 톱스타 구남결.
그리고 그의 여사친이자 드라마 작가인 노나경.
연예계 절친으로 소문난 두 사람 사이에 스캔들 따위는 없다.
아니, 없어야만 했다.
“너, 혹시 나경이랑 사귀냐?”
“아니요.”
두 사람은 분명히 친구일 뿐이었다.
분명히 그랬는데…….
“친구― 나는 안 괜찮은 거 같은데.”
나경은 자신에게 서슴없이 다가오는 남결의 행동에 자꾸만 마음이 커져 간다.
친구라면서, 왜 이렇게 다정하기 짝이 없는 걸까.
“자꾸 헷갈리게 하지 마. 나 너 좋아하니까.”
사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괜찮았던 적 따위 없었다고.
나는 처음부터 네가 욕심났다고.
그러나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남결의 꾹 닫힌 입이 야속하기만 할 뿐.
그런 두 사람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끼어든다.
“근데 작가님, 혹시 누나라고 부르면 안 돼요?”
“작가님이랑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요.”
남결과 나경은, 서로의 마음을 무사히 확인할 수 있을까?
▶잠깐 맛보기
“자, 카운트합니다! 쓰리, 투, 원! 번지!”
“나경아, 꽉 잡아.”
대답할 목소리도 안 나오는지 나경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부르르 떨고 있는 등을 토닥여 주던 남결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걱정 마. 내가 너 끝까지 안 놓을 거니까.”
놀란 나경의 눈이 커지고 떨림이 멈췄다. 그러자 남결은 그녀를 껴안은 팔에 잔뜩 힘을 주고는 허공으로 휙 뛰어내렸다.
‘이대로 죽으면 어쩌지? 안전 고리가 망가졌으면 어떡하지?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남결이랑 함께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추락하는 나경의 머릿속에는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나 낭만도 잠시.
“꺄아아아악!”
귀를 찢는 듯한 남결의 괴성은 흡사 까마귀 떼의 공습을 방불케 했다. 나경은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었다.
“남결아, 남결아!”
“말 걸지 마아아아악!”
남결은 차마 눈도 뜨지 못한 채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 댔지만 그런 중에도 꼬박꼬박 대꾸를 하는 것이 신기한 나경이었다.
“눈 좀 떠 봐. 눈 뜨면 덜 무서워.”
“구라치지마아아악!”
“진짜야, 나 봐 봐.”
남결이 겨우 실눈을 뜨자 나경이 눈을 모아 뜨고는 혀를 낼름거리고 있는 꼴이 보였다. 기가 막힌 남결의 입에서 드디어 비명이 멈췄다. 곧 반동이 멈추고 박쥐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두 사람을 향해 대기하던 보트가 다가오고 있었다.
“정말 나 안 놓쳤네? 장하다.”
“그 소원 종이 빨리 꺼내. 머리에 피 쏠려서 죽겠다.”
나경이 웃으며 머리를 쓸어 주자 남결은 민망함에 딴청을 피웠다.
“안 죽고 이렇게 살아서 남들 소원도 대신 빌어 주고. 해피엔딩이네.”
나경이 투덜거리며 장갑 안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꺼냈다. 영아와 민하의 소원을 읽고 마지막으로 남결의 것을 읽으려는데 갑자기 불어온 강풍 때문에 그만 종이를 놓쳐 버렸다.
남결이 얼른 손을 뻗어 붙잡으려 했지만 갑자기 움직인 탓인지 줄이 뱅글 돌더니 그녀의 뺨에 입술을 부딪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