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한푸름이 보는 세상을 대강 요약하자면 그렇다.
그렇다고 좀비 같은 게 실존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좀비 몰골의 사람이라면 모를까.
숲속 꽃집의 플로리스트, 한푸름.
그녀는 사람들의 마음속 상처를 본다.
늘 평범함을 꿈꾸는 푸름의 앞에,
“일단 도망가요.”
어느 날 비범한 남자가 걸어, 아니 뛰어 들어왔다.
“저기요, 임하엽 씨……?”
첫 만남부터 빗속을 뚫고 뜀박질이라니.
뭐 하는 남자인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푸름은 엄청난 사실을 알아차려 버린다.
그의 목덜미가 지나치게 희다고.
사람이라면 있어야 할 것이 그에게는 없다고.
아무래도 이 남자, 유일무이한 기회인 것 같다.
평범해질 기회.
***
“이름 물어봐도 돼요?”
목에 수건을 건 하엽이 그녀 옆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연이어 냉수를 들이켰다. 잔상처 없이 깨끗한 목울대가 울렁거렸다.
“…푸름이에요. 한푸름.”
“한푸름. 푸름 씨.”
하엽이 단어의 울림을 곱씹듯 푸름을 불렀다.
“계속 부르고 싶었어요,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