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현대로맨스 #여주회귀물 #응답하라2011 #상위0.1%남주 #차가운도시남주 #내여자에겐따스한남주 #친구동생에게감긴남주 #죽은뒤회귀한여주 #범인을찾아야하는여주 #과거를바꾸려는여주 #남주는수단일뿐인여주 #조금씩빠져드는여주
억울한 누명을 쓰던 중,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13년 전, 결혼식 직전으로 돌아왔다.
“고모. 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가 의식 불명에 빠진 이후, 모든 게 변하기 시작했다.
고모는 아버지의 회사 지분을 조금씩 차지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소개로 만난 남편은 세아의 재산을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고모는 꼭 허락해 주셔야 해요.”
“누구 말이니?”
고모의 죄목은 세아의 죄목이 되었고,
그녀의 재산은 남편의 재산이 되었다.
“차윤 오빠요.”
의문의 사고, 돌아온 23살.
세아는 이전과 다른 삶을 위해,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대현 그룹의 후계자이자 죽은 오빠의 절친한 친구였던 차윤과 '거래'를 하기로 한다.
“안타깝게도 넌 나한테 여자였던 적 없었어.”
“여자로 봐 주길 바라며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럼.”
“전 오빠가 후회하지 않길 바라서 온 거에요.”
* * *
거래로 시작했던 연극은 점점 더 궤도에 올라섰지만
어느새부터인가 차윤에 눈가엔 다정한 웃음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뭐 하긴. 책임지고 있잖아.”
그의 태도에 세아는 말문이 막혀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연회장은 어느새 완벽한 정적에 휩싸였다.
세아는 조용히 속삭였다.
‘책임을 누가 이렇게 져요…!’
‘이렇게 져야지. 그래야 너한테 함부로 못 까불 것 아니야.’
그의 말에 세아가 눈을 크게 뜨자, 차윤이 부드럽게 말했다.
이번엔 남들이 들어도 상관없다는 듯 소리까지 냈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티를 내야 다들 알 것 아니야.”
그가 진하게 웃었다. 말만 들으면 정말 세상에 없을 사랑꾼이었다.
이게 연기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미리보기]
“왜 운 얼굴이지.”
차윤의 미간이 사납게 좁혀졌다. 세아는 고모의 표정을 재빨리 살폈다.
미묘한 둘의 분위기에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둘을 보면서도 혼란스러운 얼굴을 했다.
“…울었나?”
그럴 만도 했다. 세아도 스스로 동요할 만큼 열연을 펼치고 있었으니.
차윤의 말에 세아는 속으로 감탄했다.
와, 연기 진짜 잘한다.
“세아야, 뚝. 일단 이것 좀 마시렴.”
“…네, 고모.”
고모가 건네준 찻잔을 받아 든 세아도 연기를 이어 갔다.
재벌가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정도 연기력쯤은 기본이어야 하나 보다.
전생에 내가 이걸 몰랐네….
고모는 차윤을 보며 앞에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세아가 아직 마음이 여리네요. 일단 앉지요.”
“그러죠.”
차윤은 느릿하게 자리에 앉으며 진중한 시선으로 세아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마치 애정이 담긴 듯했다.
‘진짜 우는 건가.’
‘아니요.’
둘은 무언의 대화를 은밀히 나눈 후, 고모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이 공간의 기운은 마치 무림 고수들 간의 치열한 기 싸움과도 같았다.
그러더니 차윤은 보란 듯이 세아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아 이끌었다. 단단하고 뜨거운 그의 손길이 닿자마자 세아의 몸은 자연스럽게 그의 품으로 끌려갔다.
세아는 흠칫 놀랐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결혼은 중대한 결정인데, 그걸 혼자 결정하고 통보하니 내가 얼마나 걱정이 들겠어요. 그래서 몇 마디 했더니 세아가 눈물을 보이더군요. 몸은 다 컸지만, 아직 세아는 애예요. 미숙하고.”
여진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세아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서늘함이 감돌고 있었다.
“그 걱정, 세아가 유학 가 있을 때도 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
차윤은 느긋하게 다리를 꼬며 대답했다.
그 말에는 여진의 과거 태도에 대한 비꼼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