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하필이면 소설 속 ‘아무나’로 빙의되었다. 딱 세 글자, 아. 무. 나.
보통 다들 주인공이나 악녀로 빙의되어 호화로운 삶을 누리지만 그건 남 일이었다.
삐뚜름한 조소로 날 조롱하는 놈을 노려보며 오늘도 결심한다.
‘그래, 1년 뒤 펼쳐질 꽃길만 생각하자.’
각종 흉흉한 소문이 난무하는 악명 높은 벤슨 공작가의 장남과 결혼했지만,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저 기고만장한 놈의 결말을 알고 있거든.
어차피 놈은 곧 죽을 목숨이라는 걸.
놈은 나를 통해 작위를 하사받고, 나는 계약을 통해 벤슨가의 재산을 나눠 받는다.
완벽한 비즈니스 관계. 그게 우리를 대변하는 말일 것이다.
* * *
그런데…….
“우리 며느리, 오늘도 내게 맛난 요리를 해 주겠느냐.”
“새언니, 저번 소개 자리에서 만난 남자랑 잘 만나고 있어요. 언니 덕분이에요. 충성을 다할게요.”
혹시 여기가 그 악명높은 벤슨가 맞나요?
거기다가.
“내가 지켜 줄 겁니다.”
“예?”
“내가 있는 한 아무리 왕실 사람이라도 당신을 함부로 여기지 못할 겁니다.”
무심한 흑막 남편이 자꾸 날 지켜 준단다.
심지어.
“부인과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는군.”
“이건 나와 공자비님만의 비밀.”
날 믿어 주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눈빛이 영 부담스럽다.
여러분, 잘 들으세요!
나는 1년 동안 정체를 들키지 않고 조용히 살다가 한밑천 챙겨서 떠날 거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