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차재혁. 유안 그룹의 전무인 그는 소문이랑 똑같았다. 품위 있는 얼굴로 상스러운 말을 뱉어냈으며 점잖아 보였지만 행동은 무례했다. “너무 고상하게 말하네.” 서우의 비밀을 함부로 들추는 말을 하는 것 또한, 무례했다. “오해예요.” 다시는 안 볼 사이였다. 적당히 맞춰주고 끝내려던 순간, 서우는 그와 계속 마주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원하는 게 뭐에요. 왜 저한테 자꾸 이러는 거예요?” 서우의 동요 섞인 목소리와 달리 그는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글쎄.” 그의 매끄러운 뺨에 보조개가 패었다. “나랑 결혼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