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첫사랑 스토리는 평범하다. 대학 시절에 만나 빛나는 20대를 함께 했으며, 졸업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별했다. 그 후로 연애를 안 했던 건 아니다. 위안과 설렘, 안정과 평온을 선사해 주던 남자들. 그러나 은하는 그들 곁에서도 습관적으로 첫 남자 친구를 떠올렸다. 이미 한참 전에 끝난 연애 상대를 왜? 잘생겨서? 착해서? 나한테 잘해서? 그야 다 맞는 말인데……. 그런데 내가 그런 애랑 대체 왜 헤어졌더라?
다시 만난 지형태의 눈동자는 여전히 다정했다. “은하야, 내가 그걸 어떻게 잊겠어.” “그치. 원래 이런 게 잊고 있다가도 갑자기 떠오르잖아?” “내가 너를 갑자기 떠올릴 일은 없지. 애초에 잊은 적이 없으니까.” - “너 어휘력이 많이 늘었다?” “첫사랑이 국문과라서 많이 배웠어.” 얘가 지금 나한테 비꼬는 거야? 그 지형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