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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06 약 7.9만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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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은준과 규리는 이미 오래전에 멀어졌어야 하는 관계였다.

학교에 건물 하나쯤 세워주고 들어온 거 아니냐는 얘기가 따라붙던 은준과 달리, 규리는 졸업하자마자 학자금대출부터 갚아야 했다.
졸업장이 생기자마자 가족회사에 입사해 엄청난 속도로 진급해 계열사 사장 자리까지 오른 은준과 달리, 규리는 취업하는 순간까지 몇 번이고 면접을 보고 서른 중반이 가까워져서야 과장을 달았다.

두 사람의 인생에 접점이라곤 오직 대학뿐이었다.

그녀는 은준의 마음을 모른 척한다.
그는 규리에게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을 사이에 암묵적으로 정해진 규칙이었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왔던 ‘친구’라는 관계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재벌 3세임에도 아직까지 결혼하지 않고 버티던 은준은 규리에게 마지막 고백을 한다.
“이번에도 거절하면, 진짜 끝이야. 이제 더 이상 못 만나. 친구로도 못 있어.”

‘이대로 끝이구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감정을 느끼며 이별을 고하려는 규리에게, 은준이 마지막 제안을 한다.
“내가 네 시간을 살게. …… 조금만 내가 살게.”

은준의 요구는 단 하나, 사귀는 사이처럼 지내달라는 것. 그러나 손가락 하나 대지 않겠다고.
그렇게 2주간 은준의 시골 별장에서 마지막 평범한 나날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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