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난 분명 당신 동생이랑 약혼했는데 말이야.”
모든 게 멈춘다. 시공간이 멈췄다가. 뒤틀린다. 발뒤꿈치를 물린 것 같다. 남자의 말을 알아듣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마침내 이해했을 때.
“…뭐?”
“부모가 시키던가? 대신 나가라고? 아니면 동생이 부탁하던가? 결혼하기 싫다고.”
휙, 뒤로 돌았다. 남자의 입꼬리에는 조소도 달려 있지 않다. 독이 발을 타고 오른다. 온몸으로 퍼진다. 머리가 팽팽 돌고.
저 사람이 지금 뭐라는 거야? 알고 있었다고? 언제부터? 아니, 어디까지?
“근데 당신 동생은 아나? 당신이 임예환이랑 뒹구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