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리네르, 나랑 결혼하기로 약속한 거야.”
제 부모를 잡아먹었다고 손가락질받던 어린 대공의 조카는 리네르의 오랜 첫사랑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좋아했고 늘 그리워했던 사람. 에드샤 바커스.
“그런 얼굴로 어딜 들어가려고?”
그러나 대공가의 유일한 후계가 된 지금.
가족의 약혼자가 되어 돌아온 그는 리네르의 상처를 헤집었다.
“지금 들어가면 후작가의 리네르가 고모의 약혼자와 무슨 사이냐며 소문이라도 날 텐데?”
* * *
자신을 배신한 가족들에게서, 약속을 어긴 남자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그렇게 겨우 맛보려 한 자유를 그가 가로막았다.
“궁금하지 않아? 내가 왜 케이틀린과 약혼했는지.”
이 잔인한 남자가 내가 알던, 그 다정한 사람이 맞는 걸까.
“너 때문이야, 리네르. 너 때문에 내가 여기 이렇게 있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러니까 그냥 내 눈앞에 있어. 비련의 여주인공 놀이를 하든 평생 멍청하게 모른 척하든. 내 앞에서 해. 내가 보는 눈앞에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