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신선이야 뭐야.”
해동 그룹 승승장구의 신화에서 토사구팽의 아이콘이 되어 머나먼 산속 문화재단으로 발령 난 남이령.
그곳의 이사장은 그야말로 수려하다는 말을 도포처럼 휘날리는 남자지만, 개관일을 두 달 앞두고도 유유자적 신선놀음이나 하고 있다.
“적당히, 귀양 온 선녀겠지요.”
적당히, 또 적당히. 언제 어디서나 선을 지키며 사는 데 도가 튼 신선, 안시헌.
부르는 대로, 꽂아주는 대로 문화재단 이사장은 되었지만 딱히 열심히 일할 생각은 없었건만.
귀양 온 선녀 이령이 펄럭이는 날개옷에 잠시 이성을 빼앗겼다.
어느 순간부터 쌓이고 또 쌓여온 마음이 흘러넘쳐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어졌다.
신선하고 열정적인 선녀가 너무 예뻐서, ‘적당히’ 말고 ‘충분히’ 욕심내고 싶어졌다.
“알잖아요. 내 마음.”
“이, 이사장님.”
“지켜봐요. 나도 당신만 한 끈기는 있는 남자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