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준우,
어둠 속에서 눈을 감자, 말간 얼굴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욕심이다.
시작하지 못한 것.
시작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끝까지 가지 못할 것.
유여울,
이 사람에게 무엇인가, 바라는 마음 같은 것은 욕심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대로 가슴 속에 숨겨두는 것은 더 이상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서 온힘을 다해서 낸 용기였다.
후회하지 않도록.
[미리보기]
“유여울?”
그의 목소리에 여울이 시계를 꽉, 그러쥐었다.
“시계가 깨져서……, 좀 속이 상했어요.”
변명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상관없었다.
지금은…….
잡고 있던 손목을 놓은 그가 두 손으로 여울의 주먹을 풀었다. 움찔 놀라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놓아주지 않았다. 시계를 빼앗은 그가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 안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유리가루를 조심스럽게 털어냈다. 얼굴에 닿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깨진 시계를 손수건에 싸 양복재킷 안에 넣을 때까지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다시 마주한 여울의 눈빛은 이유를 몰라 흔들리고 있었다.
“……주세요. 시계.”
“오늘, 내가 알아야 되는 게 있니?”
그가 다른 대답을 했다.
여울은 입을 닫았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 힐끗거리는 승객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의 외모와 입성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결국 그 시선을 참아내지 못한 여울이, 먼저 고개를 돌렸다.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그곳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