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칼 같은 경계 혹은 철저한 차별.
상처로 가족을 등진 남녀가 대표와 직원으로 만나게 된다.
숨기는 게 많아 보이는 신입 직원, 가인하.
우연히 그녀의 배경을 알게 된 태오는 내심 동질감을 느낀다.
“비슷한 처지끼리 돕는 건 어떻습니까.”
“…….”
“벗어나게 해 줄 테니 앞으로 내 여자인 척 굴어요.”
처음으로 제게 주어진 것들을 이용하기로 한 태오.
상호 협력에 불과했던 목적은 점점 사심으로 물들어 가는데.
“내가 언젠가 경고했죠. 가인하 씨는 남자 조심하는 법을 배우긴 해야겠다고.”
단단한 손바닥이 볼을 어루만지자 인하의 속눈썹이 자르르 떨렸다.
위에서 깊이 꽂히는 시선과 더운 숨결. 은밀하게 감기는 중저음.
그녀가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린 찰나였다.
“넌 날 조심했어야 해.”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을 듯한 묘한 공기가 온몸을 에워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