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레오나드 클라인이 이번에도 시험 잘 볼 것 같은데, 고백해서 멘탈 박살 내버릴까?
기껏 후원을 받아 아카데미에 입학했는데,
모든 게 완벽한 동급생에게 수석을 번번이 빼앗겼다.
남의 속 실컷 뒤집어 놓고서도 해맑은 수석 놈이 얄미워서, 매번 2등만 하는 내 처지가 서러워서.
그래서 그놈 멘탈 헤집어 놓을 생각으로 진심도 아닌 고백을 했을 뿐이었다.
정말 그뿐이었는데… 대체 왜 수석 놈이 충격을 받는 게 아니라 얼굴을 붉히는 거지?
“하아, 나 너 좋아해….”
“정말, 정말이야…?”
“어, 어?”
“내가 좋다고?”
내가 멍청한 신음을 흘리는 사이, 레오나드가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내 손을 꽉 붙잡았다.
그러고는 기쁨에 젖은 목소리로 한숨 같은 말을 내뱉었다.
“정말 기뻐, 레이븐.”
그리곤 황홀하다는 것처럼, 보라색 눈을 활처럼 부드럽게 휘었다.
어디선가 불안함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설마 이 자식, 나 좋아하나?
“그럼 우리 이제부터 사귀는 거지?”
이래서 고백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설령 그게 수석을 쟁취하기 위한 거짓 고백이라고 해도 말이다.
제기랄, 나 수석 할 수 있는 거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