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당신과 아이를 만들 거예요.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날에. 그러니까, 하룻밤만 보내줘요.”
“내가 밤을 보내주면, 당신은 나에게 뭘 해줄 수 있지?”
계약 결혼 세 달 차, 민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말문이 막힌 기하가 되물었다.
하지만, 민재는 말을 주워 담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필요에 의해 맺어진 계약 결혼일 뿐.
민재에게 필요한 것은 돈도 사랑도 하물며 저 남자도 아니었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딸을 다시 만나는 것.
그러기 위해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딸만 있으면 돼.
그래, 그런 줄 알았는데…
“부부가 하는 건 다 하려는 게 아니었나?”
“남편으로 있는 동안 내가 내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아.”
민재를 잡아먹을 듯 이글거리는 기하의 눈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눈부처로 박혔다.
“우린 아직은 부부니까. 안 그래?”
갑자기 너무 많이 달라진 그의 모습에 민재는 처음으로 위기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