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문제 1. 몰락한 마노 후작령을 살려 낼 방법에 관해 서술하시오.
졸업 시험에서 이런 행운이라니! 아다마스는 초록색 눈을 빛냈다.
아다마스는 입꼬리를 올리며 거침없이 첫 문장을 적었다.
―우시-바란 전투에서 사망한 마노 사페이로스를 살려야 한다.
* * *
“꿈인가? 내가 이렇게까지 상상력이 좋다고? 대체 여긴 어디야?”
쓰아아―. 쾅. 파이어볼트가 폭발음을 내며 강으로 처박혔다.
그때였다. 한 남자가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어서 강을 건너야 한다! 모두 바란강을 건너라!”
땀에 절은 새까만 머리칼과 멀리서도 잘 보이는 푸른빛 오러.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칼날을 쳐 내기 바쁜 남자.
저거 사페이로스잖아?
꿈이 왜 이렇게까지 선명한 거야. 설마, 나 진짜 죽은 건 아니겠지?
“어서 일어나! 바란강을 건너라! 강을 건너면 살 수 있다.”
절박한 목소리에 아다마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서 강을 건너라! 여기는 내가 막는다!”
아니, 당신부터 건너야지.
당신이 저 강을 건너지 못하면.
모두가 죽는다. 그것이 역사였다.
맨발의 아다마스는 사페이로스를 향해 뛰었다.
“비켜! 으아아! 다 비키라고!”
이것이 설령 꿈이라 해도 마노 아다마스는 저 남자를, 제 영웅을 죽게 둘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