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신혁은 윤주의 첫사랑이었고 첫 남편이었다.
3년 전, 갑작스러운 화재가 그의 기억을 삼켰고,
윤주는 저를 잊은 그를 두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배 속에 신혁의 아이를 품은 채.
“남윤주한테 다른 남자가 있었을 줄은 몰랐어.”
“……설마 제가 평생 이사님만 좋아할 줄 알았어요?”
“응, 그렇게 생각했나 봐.”
그가 저를 찾기 위해 덫을 놓았다는 것도 모르고.
“아이 아빠 많이 사랑했어?”
“……아니요. 그냥 잠깐 만나던 남자였어요.”
“많이 컸네. 남윤주.”
거짓말을 들켜 버린 것 같아서 심장이 세차게 동요했다.
“하긴, 이제 장학 재단 다니던 그 어리고 가난한 남윤주도 아니니까,”
뒤엉켰던 입술이 멀어지고,
“그럼 나랑 잘 수도 있겠네.”
그의 시선이 위험하게 번득였다.
“기억도 안 나게 하루 종일 해 줄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