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나는 운이 뒤지게 없다.
갑자기 왜 이런 소릴 하냐고?
어떤 빙의물이든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을 빼고는 빙의해서 잘 먹고 잘 사는데.
하필 그 ‘극소수의 사람들’ 중 하나가 나였다.
나는 그중에서도 특히 내가, 제일 거지 같은 곳에 당첨되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문자들이 스쳐 지나가기까지 하는…….
[치이…… 엘리 너무해요. 찰리에게만 좋은 거 주고!]
[찰리입니다. 엘리를 동경합니다.]
이딴 귀신 저택에 빙의했으니까!
남들 다 연애하고 물고 빨고 하는데, 나 홀로 공포 생존물을 찍고 있다.
이딴 당첨, 전혀 달갑지 않아.
* * *
빙의한 원작의 여주는 하필 성녀였다.
이대로 원작 여주에게 퇴마당해서 죽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내 나름대로 밑밥을 많이 깔아 뒀는데, 어느새…….
“왜. 질투가 나면 안 되나?”
내 허리를 끌어안고 이딴 소리를 하는 빌런에,
“……어라. 나 지금 화났나? 왜 기분이 더럽지.”
남사친인 줄로만 알았던 원작 서브남주.
“가능하다면…… 저희 제국에서, 감히 엘리 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를 신으로 숭배하는 사람들까지.
……정말 단순히 살아남고 싶었을 뿐인데, 스케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
나, 이대로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