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피폐 감금 19금 소설 속 엑스트라 보육원장으로 빙의했다.
곧 망해갈 보육원이라 대충 정리하고 떠나려 했다.
한데, 폐업 전 한 아이가 미아가 되어 맡겨졌다.
빨리 폐업하지 않으면 막대한 빚이 생겨 아이의 임시 보호자로 등록했다.
근데, 어째서 아이의 형이란 사람이 소설 속 최종 흑막일까?
*
"어디 가십니까?"
슬쩍 위를 돌아보자 졸지에 애아빠가 된 흑막이 가느다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저, 저는 이만 가봐야죠. 이렇게 보호자가 생겼으니 임시 보호자인 저는 그만 떠나……."
"보호자……."
속사포로 말을 던지는 와중 나른하고 조용한 목소리가 내 말을 잘랐다.
그는 지독히도 차가운 푸른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붉은 입술을 비틀었다.
"보호자 여기 있지 않습니까?"
"…네?"
그의 손이 제 가슴을 가리킨 다음 슬그머니 내 쪽을 향했다.
"무슨……!!"
나를 가리키려는 그의 손가락을 잡아 황급히 내리며 눈을 부릅떴다.
"결혼도 안 한 여자한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부모란에 이름을 쓴 건 당신 아닙니까?"
"그건 맞지만 임시 보호자……."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뭐가?
미간을 좁히자 그는 알듯말듯 묘한 얼굴로 웃음을 터트렸다.
"결혼도 안 하고 애아빠가 된 건."
"……."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부인."
아무래도 보육원 사업을 접으려다 제대로 잘못 걸린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