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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온 글과 함께 사진은 총 두 장.
영화가 야한 원피스를 입고 한 남자에게 기대어 차에 올라타는 뒷모습 사진, 그리고 한 장은 돌아보는 영화의 옆모습이 고스란히 찍힌 사진이었다.
이날 사진이 어떻게…….
“아무 일도 없던 게 사실이니까 오해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겠죠.”
멋지게 재회하고 싶었는데, 엉망이 되었다.
“울었어?”
“…….”
“항상 우는 날만 만나네.”
아무 말 못 하고 굳어버린 영화에게로, 유명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진 않았지.”
유명의 옅은 숨결이 영화의 한쪽 뺨을 스쳤다.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그날의 감각에 3년 전 하룻밤이 선명하게 펼쳐졌다. 제 입에서 먼저 나왔던 그 말까지.
***
윗입술과 아랫입술 틈새로 분홍빛 사탕이 힐끔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녹아갔다.
“로코 영화. 멜로 영화. 야한 영화. 셋 중에 골라봐요. 감독님의 취향은?”
“후보 중에 없는 거 같은데.”
“다른 거 뭐요? 다 돼요. 워낙 팔색조라.”
마주친 시선의 틈은 이미 좁아질 대로 좁아져 있었지만. 유명은 애써 틈을 벌리며 물러났다.
“너한테 마음도 없는 남자랑 이러고 싶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없다고. 몸만 원하는 거면 가능하고.”
오로지 입 안의 사탕 굴러다니는 소리만이 정적을 채웠다.
달그락달그락.
여전히 맞부딪혀 있는 남자와 여자의 시선에서도 소리가 나는 듯했다.
유명은 생각했다.
아니, 이미 생각은 녹아가는 사탕처럼 영화의 목구멍 어딘가로 삼켜 들어가 버린 지 오래고, 그의 본능이 속삭였다.
오늘. 여자에게 큰 상처를 줄지도 모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