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무래도 원작 남주를 죽여버린 것 같다.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있는 남자, 그리고 내가 쥐고 있는 단도.
“이 몸은 뭐지? 여긴 어디고, 이 남자는 또 누구야?”
끔찍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각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살인범으로 몰리게 생겼다.
그때 들려온, 마치 소설 지문을 낭독하는 것 같은 머릿속 의문의 목소리.
<‘줄리아 레이츠’가 볼레프 공작가를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지시를 따라 살인 현장을 겨우 벗어났지만 목소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읊는다.
<아몬 스펜서는 줄리아 레이츠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나를 쫓고 있는 수사관, 아몬 스펜서.
그를 붙잡으라고.
***
“같이 범인을 잡자는 뜻입니까?”
<줄리아는 볼레프 공작의 진짜 사인에 대해 말했다.>
“그래요, 나에겐 정보가 있어요.”
그렇게 우린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시적인 동맹을 맺기로 했다.
분명 그랬는데…….
<아몬의 단단한 표정 뒤에는 녹아내릴 만큼 달콤한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그건 사랑이었다.>
진범을 찾으면 끝날 줄 알았던 계약 관계가 어느새 변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