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너…… 내 약혼자 할래?”
“약혼자…… 요?”
“내 빌어먹을 약혼자님께서 바람나서 오늘 파혼했거든. 너 정도면 새 약혼자로 충분할 거 같아.”
그녀는 대답도 듣지 않고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남자의 왼손 약지에 끼워 주었다.
반지가 꼭 맞아서 괜히 이게 운명이라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 내 약혼자 해라.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구시대적 인터넷 소설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하면서도 설희의 표정은 진지했다.
“남자친구도 아니고 약혼자요? 하핫.”
취한 그녀의 행동이 우스웠는지 남자는 소리 내 웃었다.
“괜찮겠어요? 난 이거 진심으로 받아들일 건데.”
그는 설희의 나머지 손까지 마주 잡았다.
남자가 취했는지 어쨌는지까지 판단할 만한 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
그래서 손에 힘을 주고 대답했다.
“나도 충분히 진심이야. 너 정도면 차고 넘치지.”
“좋아요. 잘 부탁드려요, 약혼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