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벗은 몸을 훑어보는 레이드의 행동에 수치심을 느낀 로즐리는, 가느다란 팔로 몸을 최대한 가렸다.
“…로… 로니는….”
“내가 물렸지.”
“이곳엔 왜….”
“왜냐고?”
로즐리의 물음에 레이드는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그건 황후가 가장 잘 알지 않나?”
로즐리는 그제서야 레이드의 뒤에 있는 짐승의 사체를 확인했다.
“먹어.”
레이드가 턱 끝으로 그녀의 침실 바닥에 널브러진 망아지의 사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것을 본 로즐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조금 이따가 먹을 테니 이제 그만 가보세요.”
로즐리가 레이드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그러나 레이드는 조소를 지으며 로즐리의 손목을 잡고 욕실에서 끌어냈다.
“지금 먹어.”
“…….”
“내가 보는 눈앞에서.”
사랑한다며 온갖 달콤한 말들을 속삭여주던 그때의 그 남자는 더 이상 없었다.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무자비한 황제만이 있을 뿐.
“아니면, 나도 죽일 건가?”
“……..”
“전대 황제인 내 아버님처럼.”
레이드의 마지막 말에,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었다.
그래. 그때부터였다.
자신이 선황의 피를 빨았을 때….
그때부터 레이드는 자신을 괴물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