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화산파 앞에 버려진 아기, 도화.
그녀의 일생은 기구했다.
그나마 무술에 매진하며 재능을 꽃피웠지만,
그것을 질시한 사형의 손에 벼랑 끝으로 떠밀려 식물인간으로 생을 연명하다 죽는다.
“삶에 좋은 구석 한 번은 있어야죠? 나는 태어나서 바로 엄마를 잃고, 고아라는 이유로 평생을 대접 못 받고 살았어요. 이딴 식으로 살다가 멍청이 놈한테 살해당해 죽는 운명이 어딨어요?”
사정을 가엽게 여긴 사신이 그녀를 다른 이세계의 수레바퀴로 초대하고,
도화는 <서방환상연애소설전집11-순애보 공주님은 사랑받고 싶어!> 책 속 인물인 샬롯에게로 빙의하는데.
샬롯의 오빠와 두 사촌오빠, 아빠, 할머니까지 티야 공작가는 모두 검술의 천재였다.
단 한 명,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조연 샬롯을 빼고.
모두의 추앙과 사랑 속에, 선택받지 못한 샬롯은 없었다.
좌절 끝에 반항과 패악을 삶의 방식으로 선택했던 샬롯이 생을 다하는 순간,
화산파의 무술을 간직한 도화가 책 속 조연의 삶을 이어받는다.
지금까지 무시만 받던 그녀의 삶은 크게 다른 궤적을 걷게 된다.
***
친구도 가족도 없던 도화가 유일하게 의지했던 것은 책이었다.
<서방환상연애소설전집11-순애보 공주님은 사랑받고 싶어!>
그걸 읽는 내내 정말로 궁금했었다.
대제국의 공주는 저를 돌아보지도 않는 요제프 황자에게 그토록 집착하는데,
그렇게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아름답고 완벽한 남자가 도대체 왜 황위를 그리 쉽게 포기했는지.
황실의 다른 이들을 왜 그렇게 독하게 학살하듯 죽여 버렸는지.
그런데 이제 그 답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샬롯은 미래에 황족을 학살하는 폭군이 될 남자주인공을 구원하기로 결심한다.
그가, 자신의 힘든 시절을 구원했으므로.
“같은 처지가 된 주제에, 잘도 말하는군.”
“누님한테 고맙다고 말할 준비나 해.”
“……누님?”
“멋있으면 다 누님이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