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샬롱 가문의 사랑 받는 막내딸 플로라.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원수 가문의 차남, 에메릭과 결혼하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왕명이라뇨! 블루아 가문과의 결혼이라뇨!"
게다가 하필 상대도 신사 중의 신사라는 장남이 아니라
성격파탄자로 소문난 차남 에메릭이라니!
깊게 절망한 플로라는 에메릭에게 그와는 결혼할 수 없다는 편지를 보내지만
[존경하는 레이디 플로라.
편지는 며칠 전에 잘 받았습니다.
다만 너무 허무맹랑한 소리이기에 예의상 답장합니다.
신랑이 바뀌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에메릭 블루아로부터.]
최악의 첫인상을 남긴 채 결혼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마는데!
* * *
처음에는 그저 블루아 가문의 못된 사람 중 하나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연히 모든 일의 발단이 된, 가문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며
플로라와 에메릭의 사이는 조금씩 가까워 지기 시작하고
“나중에 제가 당신을 온전히 믿을 수 있게 된다면, 그때 그녀의 일기장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평생 보여 줄 일 없다는 말을 상당히 품격 있게 말씀하시네요.”
“왜 그렇게 단정하시죠?”
“나는 샬롱이고, 당신은 블루아잖아요.”
에메릭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뭐가 문제죠.”
“몰라서 물어요? 어린 애들도 다 알고 있는 일을!”
“당신은 플로라고 나는 에메릭이에요.”
“……우린 그저 우리라는 말이군요.”
그의 그 대답이 이상하게 심금을 울렸다.
“언젠가 당신도 나를 믿고 에릭이라고 부르게 되는 때가 온다면.”
에메릭은 말을 하다 말고 플로라의 볼을 다시 한번 쓸었다.
“이 얼굴에, 이 몸에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게 할게요.
나, 에메릭 블루아의 아내를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도록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