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아기 용을 주웠다.
“퍄아!”
내 눈엔 용으로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엔 인간 아기로 보이는 용을.
이 용은 무려 남자 주인공의 손에 죽어 세상에 멸망을 갖고 올 존재였다.
‘만약 주인공이 용을 죽이지 않는다면…….’
작고 불쌍한 아기 용도, 눈앞의 사내도 지킬 수 있을 터.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결심했다.
세계 멸망도 막고, 남자 주인공과 아기 용을 지키자!
*
“그 아이가 내 아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나?”
역시 세상은 녹록지 않다.
용의 가짜 아버님께서는 평소와 다른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침대 위에 흩어진 내 머리칼을 한 번, 그 옆을 짚은 남자의 힘줄이 돋은 손목을 한 번 쳐다본 후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무, 물론이에요. 제온은 당신을 닮은 아이로 자랄 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이군.”
머리칼을 파고든 손길이 귓가를 스쳐 두피를 장난치듯 건드렸다.
나는 작게 숨을 내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나는 그저 아기 용이 성체가 될 때까지 남주의 아이로 속여 잘 키울 생각뿐이었는데……!
“제온을 지켜주세요,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