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황후의 정원’이라는 19금 피폐 소설에 빙의했다. 그것도 악역으로!
눈을 뜨자 무려 원작의 오 년 전, 약혼으로 이어져 있던 시절이었다.
피폐의 정석이었던 남주 카이네스는 어쩐지 귀염 뽀짝 쿠키애착 아기였는데!
아그작-
“쿠키 더 먹어도 됩니까?”
눈 앞에 앉은 남주가 너무 귀여워서 충격!
이 남주가 커서 ‘그 섹시 포텐 남주’가 된다는 게 또 충격!
그리고 내가 어린 나이에 요절할 거라는 게 제일 충격이었다!
불치병에 걸린 악역이라니……! 작가님 정말……!!! 오예입니다!
불치병? 치료 방법을 알고 있으니 문제없었다.
원작 내용? 바꿀 생각 없었다. 소설을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둘의 사랑을 관전하고 남주의 성장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그래. 원작 시작 전 하차하자.
그 전에 덕질 좀 실컷 하고!
* * *
가벼운 마음으로 이어온 남주와의 약혼, 이제 정말 깨야 할 때가 왔다.
카이네스의 승전보가 들렸던 날, 나는 서재에서 파혼서를 썼다.
이름뿐인 약혼, 그 누구도 나를 다음 대의 공작부인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조용히 사라지자.”
곧 돌아와 축하 연회에서 황후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여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었다.
황후의 정원에 든 남자, 그 사람이 카이네스니까.
늦은 밤, 짐을 꾸려 가벼운 마음으로 저택을 나왔다.
“새로 시작하는 거야.”
하지만 저택 코앞에서 카이네스에게 붙잡혔다.
“도망가려 하셨습니까?”
왜 상처받은 눈빛이야?
“제가 전쟁터에 나가 있는 동안 딴마음을 품으셨습니까?”
카이네스의 두 눈이 들끓었다.
어린 시절 집 나갔던 집착이 지금에서야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