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정해일’은 유일하게 용을 가이딩할 수 있는 캐릭터 '해일'에게 빙의했다.
소설 속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비설이지만, 여기까지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캐릭터, 용을 여덟 마리나 죽인 <가일 트레클리프 딘>의 아들이다.
‘미치겠네.’
용을 위해서는 아버지를 죽여야 하고, 아버지를 위해서는 용을 죽여야 한다.
이걸 어쩌란 말이냐.
* * *
‘엄마 보고 싶다.’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용을 보고, ‘난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세계수와 비슷한 느낌이 나.]
그놈이 내게서 세계수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소리를 지껄였다.
잠깐, 그럼 이 몸으로 드래곤을 가이딩할 수 있다는 거 아니야?
* * *
“나무껍질 아래를 흐르는 액체를 대신하는 것이다.”
“…….”
“그러니 치환한다면 피나 타액, 눈물에 해당하겠지.”
칼서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그때 시도해 보는 걸로 하지.”
어…… 그러니까…….
얘가 방금 말한 그거, 정리하자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억지로 키스를 하는 건 가혹한 행위니까, 강요하지 않겠다는 거지?’
무슨 그딴 개소리가 다 있어.
네 눈엔 내가 ‘주둥이의 순결’과 ‘목숨’을 저울질할 놈으로 보이디?
“입 벌려요.”
키스해서 나을 것 같으면, 그냥 키스하면 되는 거지.
무슨 말이 이렇게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