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국내 BL 시장을 휩쓸던 전설의 작품 <AROUDN9>에, 그것도 메인수를 괴롭히다 메인공에게 처절하게 응징당하는 서브수 임수호에 빙의해 버린 '나' 박건우.
빙의로 혼란한 것도 잠시, 앞으로 먹고살 미래가 구만 리인데 좌절할 수만은 없잖아?
당장 코앞의 입시부터 차근차근 '혼자'여도 충분히 괜찮을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수호 선약 있어요. 저랑 데이트하기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요.”
갑자기 없던 데이트를 만드는 명목상 약혼자 강민혁에,
“다시 한번 너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정말 가슴 벅찰 정도로 감격스러워.”
사귀라는 메인공은 미뤄 두고 자신에게 의미심장한 관심을 기울이는 메인수 이재영까지!
원작은 어쩌고 둘 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 * *
수호는 타겟을 돌려 민혁을 곧 찌를듯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반면, 민혁은 별다른 표정 없이 잡아챈 손목을 아래로 끌어내리며 저를 응시했다.
그 태연한 모습에 더욱 화가 끓었다.
“비켜, 끼어들지 말고.”
“여기서 열 내 봤자 좋을 거 없다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
“그러니까 그만해, 임수호.”
지독히도 무신경한 목소리였다. 그게 더 사람 돌아 버리게 한다는 걸, 강민혁은 알고서 하는 걸까.
“……하, 아주 쌍으로 X랄이네. 그냥 내 인생 좀 살겠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