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잘도 숨었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걸 체념하듯 고개를 떨구었다.
몇 달 동안 집을 나와 배 속의 아이와 함께 정착할 곳을 찾으려고 애쓴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럴 곳이 없었다.
이젠 어딜 가든 그녀를 놓치지 않을 남자였다.
***
“잘난 남편을 두고 왜 집을 나갔는지 말할 생각은 없어?”
강우의 낮은 목소리에 그를 감상하던 지연이 멈칫했다.
지연이 눈을 가늘게 뜨며 차창에서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면 어떤 놈이랑 붙어먹었는지 말하고 싶지 않은 건가?”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으니,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더욱 겁이 났다.
지연은 본능적으로 배를 감쌌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