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여자가 새빨개진 얼굴로 제 몸을 감싸 안았다.
“부끄럽긴 좀 늦은 것 같은데.”
“그런 게 아니라…….”
“아니라?”
“이건 좀 불공평하니까.”
여자는 부끄럽지 않은 사람치곤 너무 빨갰고,
시선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아하?”
“당신 옷은 너무 멀쩡하잖아.”
거기다, 목소리는 그걸 들킬 만큼 떨렸고.
“그럼, 나도 공평하게 벗으면 되겠군.”
씩 웃은 태준이 셔츠를 벗기 시작했다.
***
어두운 조명, 이국이라는 특수, 거기다……
10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까지.
그를 알아본 그녀가 비정상인 걸까?
기태준, 열여덟 납치된 저를 구하고 사라진 남자.
그를 다시 만난 순간
이루지 못한 채 동결된 감정이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