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오랜만이네, 이도경."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네는 남자에, 도경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재혼할 생각 있어서 나왔나 봐?"
맞은 편에 앉은 남자는 기은호였다.
선이 짙은 얼굴.
여유 있는 미소가 걸린 도톰한 입술.
잘 정돈된 수트 차림이 잘 어울리는 어른이 된, 전남편.
"그만 좀 매달려."
"선배, 제발."
"네가 이런 식으로 매달릴수록 더 정떨어질 뿐이니까."
"내가 다 고칠게, 제발. 선배, 나 힘들어."
"도경아, 끼리끼리라는 말 몰라? 수준 차이 나서 이혼하자니까, 뭘 고쳐."
8년 전에 자신의 마음에 대못을 박고 떠난 그가,
더욱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