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빙의물 #가이드버스 #다공일수 #에스퍼공 #가이드수
향년 30세의 나이로 눈을 감게 된 D팀 소속 S급 가이드 박현수.
과로에서 벗어나 이제 좀 편히 쉬나 싶었는데, 별안간 병아리 가이드 이재희의 몸에 빙의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소설이나 웹툰에서만 보던 빙의 아니냐…….’
하지만 여느 창작물의 주인공처럼 빙의를 쉽게 수긍한 뒤 뻔뻔하게 남의 흉내를 내며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
“……사실 저는 이재희가 아니라 얼마 전 죽은 박현수라는 귀신입니다.”
퇴마당하는 것뿐이다!
***
“여러분들을 이렇게 갑작스럽게 모신 건, 다름이 아니라…….”
중년 남성이 섣불리 말을 잇지 못하자 민찬의 미간이 잔뜩 일그러졌다.
“다름이 아니라 뭐요. 왜 말을 하다가 말아요?”
민찬이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회의실 안에는 불편한 공기가 흘렀다. 말없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곱상한 남자는 한숨을 푹 쉬더니 인상을 쓰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찬아.”
난데없이 불린 애칭에 정민찬이 인상을 구겼다. 그를 이렇게 친근하게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다.
“뭐야, 씨발.”
“너 어른들 앞에서 이게 지금 무슨 말버릇이야?”
“……뭐라고?”
“내가 어른들한테는 예의 있게 굴라고 했잖아. 너 설마 나 없을 때는 이렇게 하고 다녔어?”
“너……. 뭐 하는 새끼야?”
그 물음에 젊은 남자, 아니 박현수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너네 형. 이 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