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제가 고용하고자 하는 비서 취향이 아닙니다.”
패션기업 레이벨라의 대표, 차정훈.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면접은 여기까지 보는 게 좋겠네요.”
까다로운 성격과 재앙을 불러오는 주둥이 때문에 버텨 내는 비서가 없다지.
그러나 참아야만 한다.
“808 특전사 정신으로 대표님을 보좌하겠습니다. 믿고 맡겨 주십시오.”
808특수임무단 특전사 출신 비서 홍지우.
이제 그녀가 지켜야 하는 것은 나라가 아닌 차정훈.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단 6개월만.
***
“나, 홍 비서랑 지금보다 더 친밀한 관계가 되려고. 그러니까 나랑… 해.”
“뭐, 뭐를요?”
“연애. 우리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그런 연애.”
“대표님!”
당황한 지우는 그를 부르며 말끝에 거친 숨을 내뱉었다.
“왜 처음이 아니야? 나는 처음인데?”
왜…, 왜 이렇게 정신 못 차리게, 숨 막히게 다가오십니까.
“그럼, 홍 비서 마음에 지금 다른 사람이 있나?”
“아무도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 됐네.”
“예?”
정훈의 눈동자가 완전히 제게 꽂혀 있었다.
게다가 방금 차인 사람치고는 입가에 여유 만만한 미소까지.
“아직 내 자리가 아닌 건 참으로 애석하지만, 비어 있다며.”
“대표님. 그게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거기가 내 자리 같거든.”
“대표님. 지금 무슨….”
“내가 먼저 앉으면 되잖아. 홍 비서가 좀 전에 그랬지. 앞일은 모르는 거라며. 조만간 내가 거기 가 있을게. 그게 홍 비서의 앞일, 앞날, 미래에 일어날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