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너도 많이 아팠겠다.”
하예의 여린 손가락이 정혁의 흉터를 더듬었다. 손끝이 자아내는 간질거리는 촉감에 정혁의 온 신경이 곤두섰다.
따듯한 손길이 몸에 닿은 건 처음이었다. 다소 색다른 온기에 정혁이 움찔거렸다.
하예가 고개를 들어 정혁을 올려다보았다. 정혁의 시선도 아래로 떨어져 하예의 얼굴로 향했다.
크고 맑은 눈과 하얀 피부, 사과 빛 입술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생전 느껴본 적 없는, 달콤한 기운에 휘감기고 말았다.
하예와 있으면 모든 것이 색달랐다. 그 사실을 자각하자 기분이 이상했다. 정혁이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나 하예의 두 손이 다시 그녀를 보도록 만들었다.
“정혁아.”
그를 나지막이 부르고는 하예는 정혁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하예의 눈동자에 비친 정혁이 크게 보일 정도로, 둘의 얼굴은 가까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