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너와 나. 부부 흉내라는 걸 내보는 건 어떨까.”
세상에 정말로 나 혼자 남았다고 생각한 순간 여기, 손을 내밀어 준 남자가 있다.
옅은 웃음이 매혹적이라 아득한 어린 시절부터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남자.
“너도 날 사랑하지는 않지. 하지만 우리 둘 다 우하를 사랑하잖아. 그러니 결혼해서 부부 흉내를 내는 거야.”
남자의 시작도 처음에는 호의였다.
아니, 절친의 죽음을 앞두고 행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절친의 죽음처럼 시한부 부부 흉내에도 끝이 있다. 하지만 그 끝을 영원히 연장하고 싶다.
여자에게 필연적으로 상처를 줄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이제 제발 놓아줘요. 본부장님이, 미래의 회장님이, 뭐가 아쉬워서 이래요.”
“미쳤어. 그냥 너한테 미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