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된 윤해수.
그런데 가방 안에 있어야 할 사원증이 보이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에 다급히 찾다가 쥐고 있던 스카프를 놓치게 되고,
우연히 누군가가 그걸 대신 주워 주는데.
"너...... 나 몰라?"
낯선 남자의 입에서 나온 구닥다리 멘트.
해수는 당연히 지나가는 미친놈이겠거니 생각하며 변태 취급했다.
그가 도원 백화점의 부회장이자 그녀의 상사이기도 한 도원태일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미쳤어, 윤혜수. 네가 출근 첫날부터 제대로 사고를 쳤어.’
이후 원태는 해수의 실수를 너그럽게 넘어가 주는 법이 없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으며 유독 까칠하게 굴기 시작하는데......
우여곡절이 예상되는 오피스 라이프,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상사를 맞이하게 된 그녀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
무엇보다 그가 제게 호감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그와 저 사이엔 그 어떤 연결고리도 없었다.
“아아, 이러면 내가 또 삐딱해지는데.”
원태의 잇새로 탄식이 흐른다.
“윤혜수 주임.”
원태가 혜수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엘리베이터 안이라 어디 도망갈 곳도 없었던 혜수는 꼼짝없이 원태의 사정거리 안에서 먹잇감 신세가 되어야 했다.
원태는 천천히 상체를 숙여 혜수의 귓가로 얼굴을 내렸다.
그런 후 조곤조곤, 속삭이듯 말했다.
“부담된다면 부담이 됐다, 거기서 끝내요. 싫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말고.”
뜨거운 숨소리가 귓불 위를 타고 흘렀다. 화상을 입은 듯 귀가 빨갛게 이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런 식으로 여지를 주면 내가 더 하고 싶어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