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그때 모두 베니스에 버리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세현은 눈앞에 있는 은찬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것도 교수와 담당 조교라니.
“그때 왜 안 나타났어요? 나 가지고 논거예요?”
잔뜩 상기된 얼굴과 미세하게 일그러진 눈가.
세현은 분노에 싸인 목소리와 떨리는 은찬의 손끝을 외면했다.
“사과, 원해요?”
“아뇨, 하지 마요.”
놀랄 틈도 없이 그가 성큼 다가왔다.
코끝이 어설프게 스치며 서로의 숨결이 맞닿을 거리에서 그는 멈춰 섰다.
“그냥 이걸로 비긴 셈 치죠?”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그리워, 못내 잊지 못하던 그의 입술이 세현의 입술을 덮쳐 왔다.